내가 좋아하는 만화가 있다.
메존일각...
이 만화를 처음 알게된건 92년쯤이었던거 같다.
PC용 사운드카드였던, AdLib카드를 이용한 음악인 ROL파일...
도스를 써본 사람이면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도스용 노래방 프로그램 implay...
이렇게 단순한 플레이어가 있었고, 회색부분에는 가사가 나왔었다.
이때 하이텔을 통해서 다운 받았던 ROL파일중에 한곡...
그 곡이 바로 메존일각 TV판 오프닝이었고, 제목의 의미는 대충
'슬픔이여 안녕' 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위의 AdLib카드를 이용한 플레이는 당연히 Vocal이 나올리 없는
단지 반주였을뿐이었지만
은근히 끌리는 멜로디에
원잔 만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결국 원작 만화를 고등학교때 몇권 봤다가 (감질나게... 앞부분만 보다가 1~2년정도 기다렸다가 봤다.. -_-;)
대학교때 친구를 통해서 전권을 빌려 보게 되었는데,
국내 출판시의 제목은 '도레미하우스'
라이센스는 없이 출판했던듯 싶다.
나중에 라이센스를 받아서 원제 그대로 메존일각으로 출판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원작자는 다카하시 루미코...
작가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나중에 보니 란마 1/2의 작가이기도 하고,
이누야사의 작가이기도 했다.
만화책을 잘 안보더라도 이 만화만큼은
'아기와 나'와 더불어 감성을 위한 추천작중 하나이다.
이 만화의 장점은...
개성있는 배역들의 심리 묘사가 잘 되어있고, (솔직히 우유부단한 주인공이 짜증날 정도로...)
사람들을 웃기고 울리는 에피소드들이 잘 들어가 있으며,
밝게 볼 수 있는 해피엔딩이라는 점이다.
중간의 몇페이지만 소개해보면
이 장면...
단 하루만이라도 좋으니 저보다 오래 살아야 한다는 저 대사...
저 대사가 정말 나를 끌어줬던거 같다.
결국 저 마음이 날 뒤흔들어놓았기 때문에,
남녀 수명의 일반적인 차이를 맞춰주면, 한날 한시에 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연상의 여인을 이상형으로 생각했고...
고등학교때의 꿈..... 내 배우자는 10년 연상이라는 희망사항이 각인되어버렸다.
그러다
군대 갈때쯤엔 5살 연상까지 괜찮다... 라고 바뀌고
군대 갔다와선 5살 연상이면 30인가 라는 생각에, 현실적으로 변해서
연상이기만 하면 좋다로....
결국
대학 졸업을 할때쯤엔 동갑이라도... ㅠㅠ
그러다 지금은 연하와 결혼을.... 악착같이 살아서 먼저죽지 말아야 겠다고 결심....
위의 장면 말고 내가 좋아하는 장면이 두장면 더 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므로 more / less 기능을.....
당신까지 포함해서 쿄코씨를 품겠다는 대사.... 나한테 또 한번의 진정한 사랑을 알려주었고...
그리고 이 대박 스포일러감... 상황을 알면 왜 이장면이 기억에 남을 장면인지 알 수 있다...
천천히 행복해지자는 테니스 코치의 저 말.... 뭐 남자라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시절이라고 표현해도 될만큼 오래되었어도 이 만화가 주는 재미는 꽤 크다.
그리고 삐삐도 없을 당시의 상황이라 리메이크를 한다면 원작이 주던 재미를 그대로 줄 수는 없겠지만
명작은 명작이다.
참고로 작년말에 시작해서 올해 1월까지 약 100편에 이르는 TV판 만화영화를 다 봤는데,
원작 만화책이 더 재미 있었다.
나중에 시간이 허락하는 때가 오면 만화책을 다시 펼쳐들을거 같다.
